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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 승패

주라필 2025. 1. 2. 10:36

#  "아주 작은성공에 용기를 얻었을 때에, 인간 심성의 오만이 저지를 일은 놀랄 정도다"

(플리니우스)

 

승소를 예견하였던 항소심에서 패소하였다.
의뢰인의 앞 날이 짙은 어둠에 휩싸였다.
의뢰인이 사무실을 방문하겠다고 침울한 목소리로 전화하였다.
마음이 너무 무겁고 어두웠다.

그런데 의뢰인은 꽃이 만발한 화분을 두 손으로 껴안고 웃으면서 방문하였다.
수고가 많았다고 한다.

슬프다.
그러나 아름다운 여운으로 길이 남을 것이다.
신이시여
부족한 인간이 이루지 못한 정의를 부디 이루어 주소서.

#  "부드러운 자가 진실로 강한 자다." (제임스 딘)

승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상당히 많다.

오로지 자신의 강함 이외의 다른 요인을 고려치 않으면 패할 수밖에 없다.

다른 요인을 포용하려면 부드러워야 한다.

 

소송에 있어서는 이변이 없는 한 승패의 확률은 50%다.
아무리 노력해도 확률을 크게 벗어나기 어렵다.
변호사는 본래 자신의 운명도 아닌 사건들이 수임이라는 명목하에 자신의 운명에 편입된다.
승소의 기쁨은 크지 않으나 패소의 결과는 냉혹하다. 
이를 어떤 방식으로든 극복하지 못하면 행복하기 어렵다.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지만, 우선 승패에 관한 철학적 기초를 공고히 할 일이다.

변호사는 수임한 사건에 관하여 법률지식을 토대로 최선을 다해 처리하면 되는 것이다.
최선을 다 하였다면 좋지 않은 결과에 너무 자책하여서는 안된다.
패소할만한 사건은 최선을 다 하여도, 그리고 아무리 유능해도 패소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사실관계와는 달리 법률문제에 관해서는 빈틈이 없어야 한다.

위임자의 감정이 이입되면, 즉 변호사 자신이 마치  소송 당사자처럼 감정적 대응을 한다면, 변호사로서 요구되는 냉철한 판단에 장애가 된다.
이 경우 의뢰인에게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  "품질이란 아무도 보지 않을 때 올바르게 일을 처리하는 것이다."

(헨리 포드)

양심에 따라 일을 처리하면 어떤 일이든 최상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고 믿는다.

 

자연은 평화롭게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먹이사슬의 최상단에 위치한 인간의 시각일 뿐이다.
자연은 외양과는 달리 결코 평화롭지 않다.
치열한 생존경쟁의 장이다.
실제로는 인간도 예외일 수 없다.
인간 사이의 생존경쟁은 처절하다.

생존경쟁이 치열한 곳에서는 승자와 패자로 갈리기 마련이다.
패자에게는 암울한 운명이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오늘도 승자가 되기 위한 처절한 싸움이 끊이지 않는다.


실패를 하지 않는 사람은 패배가 두려워 모험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노력조차 하지 않는 사람이라 할 수도 있다.
살아있다고 할 수 있는가.

권투경기를 즐겨 본다.
생존투쟁인 인생이 응축된 것이기 때문이다.
승패는 눈빛으로 결정된다.
마음자세로 결정된다.
대부분  마지막 라운드까지 볼 필요도 없다.
이것은 생존투쟁의 모든 분야에 적용된다.
눈빛이 불타는 사람을 이길 수는 없다.
눈빛은 저 깊은 정신 내지 영혼에서 뿜어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영혼을 대적할 육체가 어디 있으랴.

승자라고 모든 점에서 월등한 것은 아니다.
약점도 있다.
그러나 강점을 보강하여 승자가 되는 것이다.

강자가 항상 승리하는 것은 아니다.
승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무수히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약자도 희망을 갖게 되는 것이다.

#  "성공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 데에서가 아니라,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 데에서 온다."

(버나드 쇼) 

 

성공 바로 뒤에 실패가 따라오는 경우가 많다.
성공에 취해 방심하기 때문이다.
성공사례를 전혀 다른 사안에 적용하여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
성공하였는가.
그러면 정신을 바짝 차려라.
기고만장할 상황이 아니다.
성공유지를 위한 명예의 투쟁은 배수진과 같은 생사의 투쟁을 극복하기 어렵다.

대부분 성공보다는 실패에서 깨달음을 얻는다.
실패로 인한 깨달음은 뼈에 깊이 새겨진다.
영혼에 새겨지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승패는 아주 작은 차이에서 결정된다.
단 한번의 실수도 치명적이다.
이것을 운명이라 할 수도 있지만, 노력의 차이라 생각하고 분발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다.

제자리 걸음을 하지 않고 한발 한발 꾸준히 전진한다면 결국 목표에 도달하게 된다.
열정적으로 일을 하면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신의 도움을 받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성공하면 질투와 원망의 표적이 된다.
이러한 점을 잘 수습하지 못하면 불행하게 된다.
성공하면 무조건 겸손해야 한다.
성공은 축복이면서 동시에 불행의 원천이다.

#  '신천지를 개척하고, 새로운 것을 기도하고, 새로운 형식을 만들어 내는 것은 패배자들인 경우가 많다.' (에릭 호퍼)
호퍼는 평생을 떠돌이 노동자 생활로 일관한 미국의 사회철학자이다.
그래서 그의 말에 무게가 실린다.

승자는 기득권의 철옹성에 갇혀 개척정신을 상실한다.
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패자는 자유롭다.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웅비할 수 있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그 반대도 동일하다.
미국의 개척자들은 대부분 패배자들이다.
승리에 안주하면 큰 변화를 이룰 수 없다.

성공은 위기의 시작이다.
타인의 질투와 자신의 오만을 극히 경계해야 한다.
큰 성공이 극히 적은 이유다.
큰 일은 인간의 의지만이 아니라 여러 요인이 작용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다.
큰 일을 목표로 하되 작은 일을 꾸준히 하다 보면 큰 일이 이루어지기도 하는 것이다.
무지로 인한 실패보다 섣부른 지식에 의한 실패가 더욱 크고 심각하다.

성공하였을 때가 가장 위험하다.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이다.
성공한 사람은 자신이 걸어온 길을 변경하려 하지 않는다.
성공의 길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황은 끊임없이 변하게 마련이다.
과거의 성공의 길은 미래의 패배의 길이 될 수도 있다.
성공에 취하면 심히 비틀거리게 된다.

# "우리가 이룬 것만큼 이루지 못한 것도 자랑스럽다."

(스티브잡스)

항상 성공만 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실패에 대한 반응에 따라 성공여부가 결정된다.

좌절할 것이 아니라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비록 실패하였지만 이를 위한 자신의 노력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일이다.

 

원초적 생물로부터 인간으로 진화가 이루어진 것은 끊임없는 돌연변이의 덕택이다.
일반적으로 성공하면 체제를 유지하려 든다.
실패자는 이러한 체제의 질곡에서 벗어나려고 투쟁한다.
성공자는 체제유지를 위해 실패자들을 탄압하고 실패자들은 반항한다.
그 과정에서 성공과 실패가 순환한다.

자기 자신을 너무 잘 알게 되면 성공하기 어렵다.
타인과 비교하는 경우 자신은 경쟁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타인의 피상적인 모습과 비교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눈빛이 흐려진다.
피상적인 모습은 진실한 모습보다 과대포장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먼 곳에서 보면 단풍, 다가가 보면 고엽.

승자에게 패자의 심정을 헤아리는 아량이 없다면, 승리상태가 오래 지속될 수 없다.
패자에게 진심어린 승복이 없고 뼈저린 반성도 없다면, 진정한 패배자이고 그 상태가 오래 지속될 것이다.

정치인에게는 개인적 승패가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유불리를 고려하는 경륜이 필요하다.
그러한 정치인이 많지 않다.
불행한 일이다.

전쟁의 승리는 패배를 예비하는 것이다.
이는 역사적 사실이다.
승패는 돌고 돌기 마련이다.

소송에서 승패를 결정하는 것은 복잡한 이론이 아니라 간결하고 핵심적인 몇개의 문장이다.
이론이 복잡하면 승리적격이 없다.
복잡하다는 것은 명백하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인간사에서 안정된 것은 하나도 없다.

성공에 들뜨거나 역경에 지나치게 의기소침 하지 말라." (공자)

인간사는 끊임없이 출렁인다.

일희일비할 일이 아니다.

이것이 인생이다.

 

(2025.4.12.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