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1. 변화
# " 변화를 두려워하는가.
그러나 변화없이 무슨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
(마르쿠스 아울레리우스)
아침이면 거울에 비친 나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본다.
주름의 굴곡, 어두운 색채, 검버섯, 늘어가는 백미, 흰 머리 등 세월의 흔적들을.
눈동자를 통해 영혼의 모습도 들여다 본다.
매일 변화한다.
지나온 인생이 함축되어 있는 것 같다.
점차 하늘나라 주민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세월이 참 많이 흘렀다.
열심히 살아왔다.
뒷동산을 바라보며 대자연의 구성요소인 식물들의 다양성과 변화에 감탄한다.
여름이면 초록색 젊음이 넘쳐난다.
가을이면 다채로운 단풍과 결실에 감탄한다.
겨울이면 혹한을 묵묵히 감내하는 나무들과 흰 눈이 쌓인 모습을 바라보며 감탄한다.
봄의 새 싺들은 역경을 극복한 자들의 힘찬 환호성 같다.
결실의 계절.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이 정의와 형평에 맞는다.
결실의 과정을 생각하면 눈물겹다.
피와 땀이 밑거름 역할을 한 경우에만 그 결실이 영광스러운 것이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태양과 별과 구름과 바람의 변화, 그리고 계절의 변화가 없다면 이 세상이 얼마나 삭막할 것인가.
인간에게 희로애락이 없다면 인생이 얼마나 지루할 것인가.
이러한 것들은 세상과 인간에게 수시로 변화를 가져온다.
비록 실체가 근본적으로 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를 통해 세상과 인간을 전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긍정적으로 혹은 부정적으로.
오늘도 어제와 같이 뒷동산을 바라보며 이러한 상념에 사로잡힌다.
생각 자체나 무의식을 변화시키는 것은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보다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영혼도 동일하다.
신이 창조한 인간의 본성에 해당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를 변화시키려면 역경을 통해 자기 자신이 깨어지는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아주 강한 내적 외적인 충격과 이픔이 있어야 한다.
# "늘 행복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려면 자주 변해야 한다."
(공자)
평온한 상태에서의 명상은 자아 속에서 맴돌 뿐 자아를 초월하기 어렵다.
오히려 아집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평생 종교에 귀의한 분들에게서 이러한 모습을 발견하고 내심 놀라는 경우도 있다.
변화가 가능하려면 일정기간 불안정한 상태가 필요하다.
새가 비상하려면 보호해 주던 껍질을 과감히 깨야 한다.
무위나 무가치한 행위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동일한 행위의 반복이다.
제자리 뛰기나 쳇바퀴 돌리기를 열심히 하면서 뿌듯해 하는 것과 같다.
이 경우 장수를 한들 무슨 의미가 있는가.
오늘 하루를 되돌아 보라.
끝없는 반복은 우리를 좌절시킨다.
변화를 원한다.
발전이 아니면 심지어 퇴보라도.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도 있을 것이므로.
가진 것이 많은 자는 현실에 안주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변화하기 어렵다.
변화하려면 가진 것을 포기할 용단이 필요하다.
변화가 거할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연과 타인은 거의 주어진 조건이다.
변화시키기 어렵다.
속히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자신의 마음 뿐이다.
자신의 마음이 변화되지 않는 한 상당 기간 거의 동일한 상황이 계속될 것이다.
도덕이나 진리는 끊임없이 변화한다.
인간은 객관적 도덕이나 진리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다수결이나 만장일치로 결정될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어느 시대의 도덕이나 진리를 절대적인 것처럼 강요하는 것은 부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