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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욕심

주라필 2024. 11. 5. 05:20

# ''너무 아끼면 반드시 크게 손해보고, 많이 쌓아두면 반드시 크게 잃는다.

만족할 줄 알면 욕되지 않고,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않아 오래도록 지속될 수 있다'' (노자)

대부분의 고통이나 불행은 욕심이나 허영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인간의 욕심이나 허영은 곰곰히 생각해 보면 영생이나 엄청난 장수를 기초로 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어느 순간 연기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인간은 대망을 품고 열심히 살아간다.
이로써 발전을 거듭해 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를 위해 경쟁이 너무 심화되어 항상 행복이나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
대망도 너무 심하면 욕심일 수 있다.
더구나 너무 위대한 것만 찾으려 한다면 좌절한다.
이 세상은 그리 위대하지 않기 때문이다.

너무 많은 짐을 짊어진 자는 정상에 도달하기 어렵다.
우리의 삶을 영위하는데 꼭 필요한 것은 많지 않다.
대부분은 '필요할 수도 있다'는 이유로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산다.
이것이 역경의 원인이 된다.

불필요한 짐을 내려놓고 자유롭게 사는 것이 좋을 것이다.
누구나 여행을 하며 불필요한 짐 때문에 고생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문제는 여행 중 그 짐을 버리는 용단을 내리기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인생의 여정에 불필요한 짐이 상전노릇을 하는 경우도 많다.

그동안 필요한 것을 모으려고 노력하였다.
이제는 불필요한 것을 버리려고 노력할 때가 되었음을 느낀다.
그러나 쉬운 문제가 아니다.
어쩌면 불필요한 짐을 너무 많이 짊어진 사람은 전생에 많은 죄를 지은 사람인지도 모른다.

인간은 타인의 수중에 있는 것을 탐내다가 자신의 수중에 있는 것까지 놓쳐버린다.
욕심은 과도하면 터져버린다.
인간은 욕심의 말로를 타인의 운명으로만 여긴다.
그러나 그러한 운명은 어느 누구도 비껴가지 않는다.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가질 수 없는 것을 원하지 않는 사람은 더욱 행복하다.'' (데모스테네스)

그러나 인간은 가질 수 있는지 여부를 판별할 능력이 없다.
여기서 인생의 비극이 시작되는 것이다.
가질 수 있는지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지혜를 달라고 기도할 일이다.
하늘의 응답을 받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지나친 욕심을 줄이는 것이 안전할 것이다.

#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  (공자)

지나침은 타인에게 손해를 입힐 수 있으나, 모자람은 그렇지 않다.

법은 지나침에는 관여하나, 모자람에는 관여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욕심은 타인의 생존에 불가피한 것까지 넘보는 비윤리적인 행위까지도 서슴치 않는다.
생존의 위협에 대한 저항은 어떠한 수단으로도 막을 수 없다.
결국 불행한 운명에 이르게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예는 역사적으로 수없이 찾을 수 있다.

이 세상을 하직할 때 이름 이외에는 어떠한 흔적도 남기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름이라는 흔적도 실제로는 부질없는 욕심이라 할 수 있다.
욕심으로 남겨진 흔적은 자손의 인생까지 어둡게 한다.
욕심의 값비싼 댓가다.

인생길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갖가지 욕심을 채우려다 어느덧 종점에 이르게 되는 것을 알게 된다.
문제는 인생길의 종점에 이르러 다시 살아볼 시간이 없게 되어서야 이러한 깨달음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욕심이 많은 사람은 그 욕심으로 인하여 멸망한다.
뉴스의 촛점이 되는 사건들을 심사숙고 해 보면 대부분 욕심의 소산임을 알 수 있다.

검소하게만 산다면 삶을 영위하는데 꼭 필요한 것은 상당히 적다.
깊은 산속에서 살아가는 경우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그 이상은 문화생활을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정상적인 문화생활을 위해서는 그리 많은 재화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가장 품위가 있다고 여겨지는 문화생활은 독서라고 할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돈이 거의 필요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비정상적인 문화생활일수록 많은 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인생이 낭비되고 패망하는 것이 아닌가.
이러한 경우 문화생활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사치이고 욕심이 아닌가.
정상적이며 품위있는 문화생활을 발굴하여 행복에 기여하면서도 인생을 낭비하지 않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검소하다는 것은 기아나 궁핍을 극복한 상태를 전제한다.
기아나 궁핍은 생존의 문제이고, 검소는 생활방식 선택의 문제로서 서로 다른 차원의 문제다.
그러나 검소하지 않으면 생존의 문제로 전환될 수 있다.
생존의 위기에 처하면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태에 이르게 된다.

사탄은 미끼를 이용하여 인간을 조종한다.
내일의 부귀영화라는 미끼를 물어 오늘의 행복을 빼앗긴다.
쾌락이라는 미끼를 물어 명예와 건강을 빼앗긴다.
사치라는 미끼를 물어 인생의 여유로움을 빼앗긴다.
미끼를 이용한 신의 유희인가.
욕심으로 초래되는 불행은 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