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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역사

주라필 2024. 12. 15. 06:41

#  ''인생은 오직 뒤를 돌아보아야만 이해된다.''
(키에르케고르)

 

역사는 사실에 토대를 둔 것이지만, 실제로는 널리 인정된 일련의 판단에 불과하다.

수많은 사실관계는 체계화하지 않으면 그 의미를 알기 어렵다.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할 여지도 많다.

동일한 사실관계에 대해서도 의견이 서로 상반되기도 한다.

 
인간은 목적지도 알지 못하면서  인생길을 걸어간다.
왜 사는지 아무도 모른다.
사실상 뒤를 돌아 보아도 인생이 이해되기는 어렵다.
아마도 내세에 이르러서야 인생의 의미를 깨닫게 될 지도 모른다.

그러한 시간이 도래하기를 기대한다.


치열한 바둑의 대결이 끝난 후 복기를 하듯이 인생도 일정한 단위마다 복기가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미래에 도움이 될 의미있는 내용을 체계화한 것이 역사라 할 수 있다.
이는 인류나 국가나 사회 뿐 아니라 인간들 각자의 인생에서도 필요하다.

역사는 인류의 의미 있는 발자취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인류의 현재까지의 발자취는 대충 알 수 있지만 인류가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 명확한 길을 제시하지는 못한다.
막연히 추측을 할 수 있을 뿐이다.
더 많은 세월이 흘러 사례가 더 쌓이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역사는 무수히 반복되므로 수많은 세월이 지나야 할 지도 모른다

폐허 속에서 수많은 세월 수많은 사람들의 희로애락이 느껴진다.
달빛이 비추어 더욱 애상에 젖게 된다.
마치 비극이 끝난 후의 황량한 무대 같다.

희극의 종말이 더욱 황량할 수 있다.

심리적 공허 때문이다.

역사는 뼈와 영혼에 깊이 새기지 않으면 끊임없이 반복된다.
실패를 수없이 반복하여서는 끝내 미로를 헤쳐나갈 수 없는 것이다.
이 경우 인생의 의미나 올바른 인생길을 탐색하기 어렵다.
영원히 미로 속에서 헤매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신의 의지라 생각되지는 않는다.
인간은 언젠가는 이러한 미로를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신은 우연을 가장해 역사를 만들어 간다.
신의 의지만으로 역사가 만들어진다면 인간의 존재의미나 노력의 의미는 없을 것이다.
역사의 끊임없는 반복을 고려하면, 인간은 주연이 아니라 조연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장구한 세월이 지나도 머릿속을 맴돌고 있는 것이 자신의 역사다.
이것을 문자로 정착시키면 복잡한 생각에서 어느 정도는 해방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출생하기 이전에 지나가버린 영겁의 시간이 우리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생각해 보자. 

이것은 자연이 우리가 죽은 뒤의 우리의 미래를 우리에게 비춰주는 거울인 셈이다." (루크레티우스)

그러나 현재는 과거의 결과이고, 미래는 현재의 결과다.

무한한 시간과 무한한 공간에서 세상 만물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것이다.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다.

#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 일어나고 있는 모든 변화를 바라보면, 미래의 일도 예견할 수 있다.

미래에 일어날 일도 분명히 과거와 동일한 형태를 취할 것이며,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의 질서로부터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 (마르쿠스 아울레리우스)

 

그 어느 곳도 역사 아닌 곳이 없다.
역사는 반복된다.
거의 개선되지 않는다.
인간의 본성 주위를 맴돈다.
세월이 지나가며 발현방법이 조금 다를 뿐이다.

역사를 되돌아 보면 인류가 어느 길을 선택하는 것이 올바른 것이었을지 여부를 쉽게 판단할 수 있다.
답지를 보며 문제를 풀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사의 어느 시점에서 미래를 내다보며 길을 개척할 때는 어느 길이 올바른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이것은 험준한 산을 등정하는 것에 견주어 볼 수 있다.
없는 길을 개척하면서 정상에 오르는 경우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상에서 아래를 바라보면 길이 보인다.

역사를 되돌아보며 선대들을 비판하는 경우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야 한다.
오늘의 잣대로 역사를 재단하는 경우 상당히 심사숙고 하여야 한다.
과거는 과거대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있었을 수도 있다.
더구나 영웅은 흔하지 않은 것이다.

''우리는 역사에서 벗어날 수 없다'' (링컨)
링컨이 노예해방선언문과 관련하여 한 말이다.
우리는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길을 걸어가고 있는가.

역사는 '강하고 정의로운 자'가 이끌어 간다.
이러한 자에게 복종하는 것이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강한 자에게는 끌려가지만, 정의로운 자에게는 따라간다.

''태양에 바래면 역사가 되고, 달빛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고 말한 작가가 있다.
역사에 대한 문학적 표현이다.
바래거나 물들기 위해서는 화학적 반응 이외에도  수많은 시간이나 세월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을 바라보는 인간이 필요하다.
그래야 의미가 탄생한다.

역사가 탄생한다.

오늘도 역사의 한 발자국이 새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