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5. 행복
# "행복은 생각, 말, 행동이 조화를 이룰 때 찾아온다."
(간디)
지속적으로 행복하기 위해서는 인생이 너무 길다.
기나긴 인생을 어떻게 행복만으로 채울 수 있을까.
'행복하지 않은 날은 불행한 날'이라 생각하면 인생은 불행할 수밖에 없다.
'불행하지 않은 날은 행복한 날'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인생은 대부분 평범한 날로 채워져 있고 극히 일부의 날들이 행복하거나 불행하다고 할 수 있다.
행복은 인생길에서 잠깐 코에 스치는 향기와 같다.
행복에 대한 지나친 욕심도 불행의 또다른 원인이다.
어떤 사람이든 긴 시간을 함께 지내면서 지속적으로 행복하거나 사랑하기는 어렵다.
가까이에서 보면 먼지까지 너무 자세히 보이는 것이다.
자신의 집보다 이웃집이 더 화목해 보이는 이유다.
피상적 관찰과 비교가 우리를 불행하게 한다.
멀리서 보면 단풍, 가까이서 보면 낙엽.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살 것이 아니라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인생은 대부분 '행복하기 위해' 살다가 모두 지나가 버린다.
어떤 심오한 철학도 그것이 인생의 불행한 면을 끊임없이 바라보게 한다면 의미가 없다.
궁극적으로 인간의 행복에 기여하지 못하는 학문은 가치가 없다.
무엇을 위한 학문인가.
구도자는 고행 속에서도 행복을 느낀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행복하게 사는 나라도 있다.
행복의 전제조건을 내거는 사람들은 이러한 점을 깊이 숙고해 볼 필요가 있다.
행복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실제로는 자신의 수중에 있는 행복조차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행복에서 소외되었다는 판단은 상당부분 사회적 편견일 뿐이다.
사람들은 이러한 편견의 물결에 휩쓸려 자신을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적 견해가 나의 행복을 가늠하는 올바른 잣대인가 하는 근본적 의문을 가질 필요가 있다.
신은 도처에 행복을 숨겨놓았다.
마치 숨바꼭질을 하듯 행복을 찾아내어 어린 아이처럼 환호성을 지르자.
길가에서 야생화를 발견하고 즐거워한다.
작은 꽃봉오리들을 바라보고 향기를 맡으며 모처럼 행복에 젖어든다.
행복이라는 것은 결국 큰 것 몇 개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작은 것들이 모여 이루어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등산을 할 때 정상정복의 기쁨은 잠시일 뿐이고 그 과정에서의 작은 행복들이 진정한 행복임을 깨닫게 된다.
어떠한 목표든 그 목표 달성의 순간은 극히 짧고 대부분의 시간은 과정에 속한다.
과정이 고통에 불과하다면 목표달성이 아무리 큰 행복을 선사한다고 하더라도 무슨 의미가 있는가.
불행한 사람은 행복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가지고 있는 행복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러한 사람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행복은 당연한 것이고 영원히 소멸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굳이 꺼내어 보거나 만져 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중대한 착각이다.
인생이나 행복은 모두 유한하고 변화무쌍한 것이다.
우리의 주위를 스쳐 지나갈 때 향유하지 않으면 연기처럼 사라져 버린다.
# 거창한 행복이라는 것은 대부분 허상이다.
존재하더라도 잠시 스치고 지나갈 뿐이다.
소소한 것이 모여 행복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행복에 관한 신의 기본구도인 것 같다.
동일한 물건도 보물찾기를 통해 얻게 될 때 더 행복을 느낀다.
성취감이 부가되기 때문이다.
동일한 책도 선물로 받을 때 더 기쁨을 느낀다.
사랑이나 정성이 부가되기 때문이다.
동일한 돈도 열심히 일을 한 댓가인 경우 더욱 소중하다.
꿈과 땀과 열정의 결정체이기 때문이다.
동일한 장소도 추억이 깃들면 아주 아름다운 장소로 변화된다.
동일한 꽃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면 더욱 아름답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소소한 행복이 곳곳에 숨어 있음을 깨닫게 된다.
행복이나 평화를 너무 간절히 원하기 때문에 결국 불행하고 불안한 것은 아닐까.
너무 간절히 원하면 이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불행하고 불안하다.
이 짧은 인생 행복하면 얼마나 행복하고 불행하면 얼마나 불행하랴.
물 흐르듯 구름 흘러가듯 살아갈 일이다.
산속 조그만 오두막집에서 텃밭을 일구고 글을 쓰면서 평화로운 노년을 보내고 싶다.
이러한 삶에 재산, 명예, 권력이 무슨 필요가 있는가.
움켜쥐고 있는 것들을 하늘 높이 날려버리자.
모든 사람들에게 용서를 빌고, 모든 사람들을 용서하자.
웃으며 살다가 웃으며 하늘나라로 떠나자.
실행에 옮기기 전이라도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면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자신의 존재로 인하여 불편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즉시 용서를 빌고 멀리 떠나라.
서로를 위해.
세상은 넓으므로 가까이서 불편하게 지낼 필요는 없다.
어린 아이들의 눈에는 이 세상 모든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아주 작은 것을 보고서도 기쁨이 샘솟는다.
끊임없이 웃고 재잘거린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차 이러한 능력을 잃어간다.
감성이 무디어 가는 것이다.
슬픈 일이다.
어린 아이들을 바라보며 행복하기 위한 방안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세상에는 뛰어난 사람이 상당히 많다.
이들과 비교하기 시작하면 행복할 수 없다.
뛰어난 것이 인류에게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이것이 본인에게 반드시 행복을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뛰어나기 때문에 힘든 인생길을 걸어가야 하는 경우도 많다.
자신에게 주어진 능력에 감사하며 겸손한 마음으로 이를 최대한 발휘하는 것이 이 세상에 태어난 우리의 소명이 아닐까.
행복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기준이 같거나 비슷한 사람들의 만남은 행운이고 축복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행운은 흔하지 않다.
따라서 기준을 수정하고 양보해 가면서 행복을 추구하는 과정이 인생이라 할 수 있다.
(2025.3.28.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