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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2. 꽃
    카테고리 없음 2024. 10. 21. 22:00

    #  10월은 모든 잎들이 꽃이 되는 두 번째 봄이다. (까뮈)

    꽃이 아름답다.
    시든 꽃을 바라보면 처량하다.
    인생의 응축된 모습을 보는 듯 하다.

    초봄의 꽃들은 은은하다.
    마치 어린아이의 해맑은 미소같다.
    여름의 꽃들은 정열적이고 화려하다.
    청춘의 꽃이다.
    가을의 꽃들은 원숙하다.
    노년의 꽃이다.

    꽃의 향기는 형이상학적이다.
    향기없는 꽃은 영혼이 없는 육체와 같다.
    요즈음 향기 없는 꽃이 많다.
    영혼이 없는 육체도 많다.
    아주 많다.

    꽃은 매년 피었다 지고 또 피었다 진다.
    지구가 존재하는 한 영원히 계속될 것이다.
    올해 피었다 진 그 꽃은 또다시 피지 않는다.
    사람도 동일하다.

    피었다가 진 꽃이 새로 핀 꽃을 통하여 생명을 연장하는가.

    이는 종교나 형이상학적 사고에 의존한다. 

    꽃이 핀 모습은 아름답다.
    그 아름다움과 향기는 나의 영혼을 물들이고 사라져 간다.
    이것이 존재이유인가.

    산과 들에 만발한 꽃들.
    인생길에 지친 인간들에게 안식을 주기 위한 신의 배려인가.

    꽃은 쓰레기라 불러도 향기를 잃지 않는다.
    꽃은 꽃이다.

    날이 화창하고 산과 들에 꽃이 만발할 때는 삶에 환희를 느낀다.
    사람들 얼굴에 웃음꽃이 필 때도 그렇다.
    이러한 때는 그래도 죽음보다 삶이 더 낫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것이 꽃의 존재이유인가.

    너무 인공이 많이 가미된 꽃은 향기가 없는 경우가 많다.
    향기없는 꽃은 영혼없는 사람과 같다.
    향기는 정신의 영역이다.
    인간이 정신의 영역까지 관여하는 것은 죄악이다.

    #  "친절한 마음은 모든 모순을 풀어주는 인생의 꽃이다.

    그것은 짙은 어둠을 밝혀준다."  (톨스토이)

      

    이 세상에 꽃과 별이 존재한다는 것은 인간에 대한 큰 축복이다.
    웃음이 존재한다는 것은 더 큰 축복이다.

    꽃보다 꽃망울을 더 사랑한다.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상상속의 꽃이 더 아름답다.

    영혼이 건강하다는 증거다.

    꽃잎의 감촉과 향기를 표현하기에는 언어의 한계를 느낀다.
    둘 다 보이지 않지만 실체다.

    길가에 수국이 솜사탕처럼 어린아이 웃음처럼 함빡 피었다.
    샘물 같은 향기.

    눈을 지긋이 감고 꽃향기를 깊게 들이쉰다.
    영혼에 스미어 곱게 물든다.
    꽃은 신의 예술.
    이브의 머리카락에 묻어온 에덴의 흔적.

    아름다움이 가슴까지 차고 넘치는 순간 숨도 쉬기 어렵다.
    아름다움의 강물.

    어제 그렇게도 아름답던 길가의 민들레꽃.
    오늘은 시들어 초췌한 모습이다.
    아름다움이 산화한 것이다.
    꽃이 아름다운 것은 생명이 짧기 때문인가.
    생명이 짧은 것만 아름답게 창조된 것인가.

    야생화ㅡ잡초 같은 꽃.
    하필 이러한 곳에서 꽃을 피우는가.
    아무도 찾지 않고 바라볼 이 없는
    척박한 이 곳에서.
    생사조차 기뻐하거나 슬퍼할 이 없는
    이 곳에서.

    이유가 무엇인가.
    이유가 있기나 한 것인가.

    이러한 때 인간의 삶이 생각나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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