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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을 다물고 있어도 비난하고, 말이 많아도 비난하고, 적어도 비난한다.
세상에 비난 당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법구경)
이 경우 상대방을 원망하기 보다는 내 말을 다시 반추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비난이 합리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체를 표현함에 있어 말은 한계가 있다.
형태는 사진으로, 소리는 녹음으로 거의 그대로 타인에게 전달할 수 있다.
그런데 향기나 바람의 스침과 같은 인간의 감정은 어떻게 전할까.봄마다 은은한 꽃과 연두색으로 물든 뒷동산을 바라보는 감흥을 어떻게 전할까.
말의 한계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타인의 말을 해석함에 있어서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인간의 혀는 인간의 뇌리에 떠오르는 생각을 전하는 데는 충분한 기능을 한다.
그러나 진실하고 깊은 감정의 영역에서는 서툰 통역자에 불과하다."
(코슈트)
이 나이쯤 되면 산전수전 겪으며 마음에 못이 박힐 때도 되었건만, 아직은 조금만 날카로운 말만 들어도 상처가 난다.
정신수양 부족 때문일 것이다.반면에 타인의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상당히 노력한다.
일장일단이 있다.
말은 그것이 활자화 되어 언제 누가 읽더라도 부끄럼이 없을 것만 골라서 하여야 한다.
그런 경우라야 후회가 적을 것이다.
따라서 불가피한 경우 이외에는 말을 줄이고, 중요한 내용은 반드시 글로 표현하는 것이 안전할 것이다.
일단 입을 떠난 말은 우주를 떠돌아 다닌다.
발달된 전자기기를 통해 그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졌다.
흉한 말의 속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이로 인하여 문화가 경박해진 면도 있다.
말을 조심하면 후회할 일의 절반은 줄어들 것이다.
말을 하는 것은 쉽지만 이를 실천하는 것은 어렵다.
마음이 실린 실천은 더욱 어렵다.
언행을 할 때는 심사숙고를 해야 한다.실천하지 않는 말은 위선일 수 있다.
"말을 하지 말고 그냥 하세요" (마더 테레사)
잘못된 언행은 날카로운 무기가 되어 돌아다니며 타인에게 해를 입히고, 결국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더 큰 해를 입힌다.
타인은 피할 수가 있지만 언행을 한 사람 자신은 피하기 어렵다.
설화로 피를 흘리는 사람들을 종종 목격하게 된다.
약점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 앞에서의 언행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이들은 타인의 의미 없는 언행이 마음을 살짝만 스쳐도 상처가 난다.
이를 건드리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하지 않으면 반드시 후회하게 된다.
갑자기 목소리를 잃은 시기가 있었다.
하늘의 깊은 뜻이 있을 것이다.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말로 인하여 타인에게 아픔을 준 경우도 많았을 것이다.
필요한 말은 하지 않고 불필요한 말은 많이 한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실천은 하지 않고 말만 앞세운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말을 잘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이해하거나 대변하는데 부족한 점도 많았을 것이다.
이러한 점들이 모여 이러한 결과에 이른 것이리라.
목소리는 신의 손에 있다.
언제 돌려줄 것인가.
몇 달 후에 겨우 목소리를 찾았다.
이러한 경험은 목소리를 잃은 사람의 뼈저린 심정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 "듣기는 신중함을 증명하는 방식이기도 하지만, 지나치게 발언권을 차지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는 더 어려운 일이다.
듣기란 상냥하고 현명한 울림판이 되어주는 것이며, 그 자체만으로도 상대방을 지지하는 질 좋은 침묵이고, 이를 통해 발언자가 빛날 수 있도록 격려하는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잘 듣는 사람은 많지 않다."
(피에르 상소)마스크를 쓴 모습이 아름답다는 사람이 있다.
유심히 관찰하니 그런 면도 있는 듯하다.
죄가 많은 입을 가리기 때문일 것이다.
입이 손보다 인간의 가슴에 더 넓고 깊은 상처를 주어왔다고 할 수 있다.
생각을 글로만 표현한다면 세상이 좀 더 아름다울지도 모른다.
글을 작성하는 동안 생각이 가슴에서 따뜻하게 데워지고 이성과 철학이 스며들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부끄러운 증거를 미래에까지 남기지 않으려는 마음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사람들은 일단 말을 해 버리면 비록 확신이 없거나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도 이를 합리화하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이러한 자존심을 과감하게 뿌리칠 용기가 필요하다.
그러한 용기가 부족하다면, 가능하면 말을 줄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마치 도인처럼 언행을 천천히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러면 마음이 안정되고 실수를 줄일 수 있다.
말을 많이 하는 것은 일종의 폭력이다.
옳은 말도 동일하다.
비록 공자나 예수님의 말씀이라도 끊임없이 들리면 괴로운 것이다.
이 경우 말은 듣는 것이 아니라 들리는 것이다.
다분히 수동적이다.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여야 한다.
어떤 이유로든 흥분하는 것은 정신수양이 부족하다는 것을 뜻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언행을 침착하게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언행의 그릇에 그에 걸맞는 정신이 채워진다.
타인을 설득하려면 자신의 말을 많이 하지 말고 타인에게 귀 기울일 일이다.
타인의 관심사나 칭찬할만한 내용을 화제로 삼아 대화를 시작할 일이다.
사람의 관심사는 다양하다.
자신의 관심사가 대화에 오르면 신이 난다.
이렇게 흥분된 상태에서 마음이 넓어진다."상대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말하면, 그의 머리에 닿을 수 있다.
상대가 느낄 수 있는 언어로 말하면, 그의 가슴에 닿을 수 있다."
(넬슨 만델라, 일부 변용함)
상대방에게 자신의 생각을 주입시키려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성공하기도 어렵다.
일종의 언어폭력이다.
인간의 말로 어떤 가치를 좋게든 나쁘게든 변화시킬 수 없다.
그러므로 타인의 말에 과도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
진실은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밝혀진다.아리스토텔레스는 '어떤 자가 당신을 나쁘게 말하더라'는 말을 듣고, '그보다 더한 것이라도 하게 하오, 내가 없는데서라면 내게 매질을 해도 좋소'라고 하였다고 한다.
(2025.4.17.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