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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후회하는 동물이다.
불완전하기 때문이다.
양심이 있기 때문이다.
후회하지 않는 존재가 있다면 신 아니면 짐승이다.
과거를 되돌아 보면 항상 아쉬움이나 후회가 엄습한다.
되돌릴 수 없는 시간.
당시보다 조금 더 현명해진 것이라고 자위하는 수밖에 없다.
부족한 인간의 생존법이다.
인간은 후회하며 깨닫는다.
뼈저린 후회로 인한 깨달음을 뼈에 새긴다.
절대로 동일한 후회를 하지 않기 위해.
이러한 과정이 인생의 의미인가.
끊임없이 아픈 상처를 건드리며 잘못을 뉘우친다.
그렇지 않으면 기억에 남지 않는다.
기억에 남아있다는 것은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
정신이 아직 건강하다는 증거다.
어리석은 행위는 대부분 자만심에 의한 것이다.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더라면 행위를 하기 이전에 더 심사숙고 하였을 것이다.
과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 최선이라 생각하며 그러한 결정을 하였을 것이다.
당시에는 현실적으로든 운명적으로든 다른 선택을 할 여지가 없었던 것이라 할 수도 있다.
그러한 결정이 최선은 아니더라도 차선 정도는 된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에 선택을 하였을 것이다.
여러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도저히 그러한 결정을 할 이유를 찾을 수 없을 때에는 자신의 판단력의 부족이나 운명의 탓으로 돌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과거의 결정이 시간이 지나면서 잘못된 것으로 판명된 경우 한탄을 하면서 괴로워 해도 소용이 없다.
잘못된 결정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개선의 여지가 있으면 이를 위해 최선을 다 하라.
개선의 여지가 없으면 이를 전제로 솔직하고 용기있게 승복하고 정리를 해야 한다.
이 경우 정직하여야 하고 어떠한 손해도 감수하여야 한다.
책임을 회피하려고 약은 수를 쓴다면 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나의 과거를 되돌아 보면 후회할 점들이 상당히 많다.
부끄러운 점 뿐 아니라 심지어 범죄가 되는 점들까지도 있다.
이를 마음에 묻어두고 산다.
숨겨두고 산다.
부끄러워하면서 산다.
후회하며 산다.
아마도 사망하는 날까지 그러할 것이다.
성 아우구스티누스를 존경한다.
그는 '고백록'에서 모든 부끄러운 점들과 죄를 소상히 밝히고 반성하였다.
나는 차마 그렇게 하지 못하고 하늘나라에 갈 것 같다.
나의 한계다.
타인의 잘못에 대해 분노하는 사람들이 많다.
존경스럽다.
나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
나에게 그러한 자격이 있는지 자꾸 되돌아보게 되기 때문이다.
# 후회는 대부분 '이렇게 하여야 하는데 저렇게 하였다. 하여야 하는데 하지 않았다. 하지 않아야 하는데 하였다'등일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하는 것이 가능하였을까.
당시의 상황이, 그리고 자신의 사고체계가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아닌가.
다른 행위는 불가능하였다고 볼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순간 순간 최선이라 생각되는 것을 선택한 것이 아닌가.
결국 운명이 아닌가.
그렇다면 후회는 의미없는 한탄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자신의 능력 범위 밖의 문제가 아닌가.
무익한 것이 아닌가.
우리는 후회하며 많은 시간을 낭비한다.
그러한 행위가 또다른 후회를 잉태하는 것이 아닌가.
올바른 선택을 한 것도 많지 않는가.
굳이 잘못 선택한 결과만 꺼내어 끊임없이 난도질을 하는가.
과거를 받아들이자.
자신을 용서하자.
가능하면 지금 이 시간을 또다시 후회하지 않도록 사용하자.(2025.4.24. 수정)